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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3월의 노랫소리

3월이 되면 듣던 강남 갔던 제비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이젠 들을 수 없으니 안타깝다. ‘3월은 사자처럼 다가왔다가 양처럼 사라진다(March comes in like a lion and goes out like a lamb)’는 말이 있다. 3월이 처음엔 폭풍우처럼 세찬 바람을 안고 다가오지만 나중엔 온화한 바람처럼 따뜻해진다는 뜻이다.   옛 로마 달력에서 3월은 첫째 달이었고, 그 이름은 마르티우스(Martius)였다고 한다.  그런데 기원전 46년에 로마 황제 율리우스 시저가 달력을 고쳐 ‘January’를 1월로 만들고  ‘March’를 셋째 달로 만들었다고 한다.   3월에는 미국에도 역사적인 일들이 있었다.  1836년 3월 2일 텍사스 주가 멕시코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그리고 1867년 3월1일 네브래스카 주가 미국의 37번째 주로 승인받았다. 1878년 3월 30일은 미국에 매우 중요한 일이 있었다. 인종과 피부색을 이유로 선거권을 박탈할 수 없다는 내용의 수정헌법 15조가 공표된 날이다.    또 1917년 3월 31일 미국 정부는 덴마크로부터 서인도제도의 버진아일랜드를 구매했다. 1918년 3월 31에는 일광절약시간(DST)을 시작했다. 올해는 3월10일부터 일광절약시간이 시작된다. 트루먼 대통령은 1947년 3월 12일 이른바 ‘트루먼 독트린’을 선포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3년 뒤인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한국군 지원을 위해 미군에 참전명령을 내렸다.     조각가 아우구스투스 고든이 1848년 3월1일 출생했고, 미국의 22, 23대 대통령을 역임한 그로버 클래블랜드는 1837년 3월 18일 태어났다. 그리고 여성 최초로 연방 대법관에 오른 샌드라 데이 오코너의 출생일은 1930년 3월 26일이었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의 유명 화가 미켈란젤로가 1475년 3월 6일, 교향악곡 ‘볼레로’로 유명한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은 1875년 3월 7일에 태어났다.  또 E.M.F. (기전력) 와 전류의 관계를 설정한 ‘옴의 법칙’의 물리학자 게오르크 옴이 1787년 3월 6일에 독일에서 출생했다.     미국 독립전쟁이 한창일 무렵 정치인 패트릭 헨리는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유명한 연설을 했다. 그는  “(…)여러분들은 평화 또 평화라고 외칠 것입니다.  그러나 평화란 없습니다…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고통과 노예 같은 아픔을 대가로 생명과 평화를 원합니까? 전능하신 하나님!  나는 외칩니다. 자유를 주세요, 아니면 죽음을!”(Almighty God! … 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이라고 외쳤다.   3월의 꽃은 제비꽃이니 강남 갔던 제비가 제비꽃을 찾아 돌아오는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을런지….  윤경중 / 목회학박사·연목회 창설위원열린광장 노랫소리 트루먼 대통령 트루먼 독트린 로마 달력

2024-03-03

[독자 마당] 국민의 소리

대한민국 국민은 정치 경력이 전혀 없는 새 대통령을 선택했다. 지난 정권 5년이 폐쇄적 진보정책으로 경제위기와 사회적 분열을 만들고, 복지를 앞세워 퍼주기 정책으로 나라 곳간을 비운 것에 대한 반감이다. 새 정부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소중히 지켜나갈 것이라 했다.     늘어가는 정부 부채, 끝을 모르는 물가 상승,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 미·중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19 사태 등 헤아릴 수도 없는 난제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새 정부는 어떤 해법을 찾아야 할까.   벌써부터 새 정부 인사 후보들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앞선다. 물론 인사엔 정답이 없다. 그러나 불공정해서는 안 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도 후보자들의 도덕성이 중요하다.     국가의 장래를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기대하기에 앞서, 국민들은 정부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리더에게 중요한 덕목은 시대의 흐름과 자신의 위치에 대한 자각이다.     한 나라 대통령은 국민 앞에 모범을 보이고 국민들에게는 더 나아갈 수 있다는 동기를 부여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국민으로 하여금 더 많은 꿈을 꾸게 하고 더 많은 것을 이루게 하며, 더 나은 존재가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지도자의 귀는 국민의 목소리로 가득해야 한다.     트루먼 대통령은 “대통령은 맹수를 돌보는 사육사와 같다. 맹수는 사육사가 잘못하면 손을 물어 뜯는다”고 했다. 대통령 당선인은 정권교체의 성취감보다 국민의 목소리를 더욱 무겁게 생각해야 한다.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어려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임순·토런스독자 마당 국민 소리 대한민국 국민 트루먼 대통령 대통령 당선인

2022-04-29

[이 아침에] 사진으로만 남은 사람들

 시어머니의 병세가 위중하다며 한국으로 나간 친구가 소식을 보냈다. 장례식을 치렀다는 거다. 슬퍼하고 위로하고. 여덟 명의 친구들이 카톡방에서 와글거렸는데 오늘은 난데없는 흑백 사진이 줄줄이 올라왔다. 세일러복에 단발머리 여중생 둘이 나란히 앉은 모습, 옆 가르마 탄 머리를 살짝 뒤로 묶은 여고생이 서로 팔짱을 낀 모습. 시어머니의 소녀시절이라고 한다. 사진에 단기 4282라고 적혔으니 서기로는1949년이 되는 셈이다. 그 시절에도 교련이 있었는지 교련복을 입고 정렬한 사진도 있다.     앳된 소녀가 아흔 살이 되기까지 살아온 골목 구석구석을 담은 사진이 얼마나 많을까. 노인의 죽음은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 하던데 그 큰 도서관의 기록을 모두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자식에게는 부담이겠구나 싶다.   몇 년 전이었다. 집을 옮겨 볼까 하고 동네를 뒤지고 다녔다. 어느 날 등 뒤로 언덕을 끼고 앉은 고풍스러운 이층집을 살피다가 마당 구석의 창고까지 열어보게 되었다. 그곳에는 가지런히 정리된 풀장 장난감과는 어울리지 않는 대형 흑백 사진이 하얀 눈을 맞은 듯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멋진 신사와 금발의 여대생이 여러 사람의 박수를 받으며 악수를 하는 장면이 담긴, 대저택의 거실 벽을 다 차지했음직한 크기의 패널이었다.     “이 집 주인의 어머니가 대학생 때 찍은 사진인데요, 학교를 방문한 트루먼 대통령을 영접하는 장면이래요.” 감탄을 하는 나에게 부동산 에이전트가 말해 주었다. 부모의 사별 후 집을 물려받은 아들이 가구는 모두 처분했지만 차마 이 사진은 어쩌지 못해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여자대학교의 대표로서 대통령을 맞이하는 영광은 남의 추억일지라도 매우 자랑스럽다. 그것은 집안의 가보가 되어 거실 중앙을 차지하고 모든 사람의 찬탄과 부러움을 받았을 터인데.     집으로 돌아와서 대통령과 여대생을 다시 떠올렸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어머니 살아계실 때처럼 그대로 거실에 걸어두고 손자에 손자, 그 손자에 손자까지 할머니, 증조할머니, 고조할머니라며 우러러보게 했을까? 혼자 킥 웃었다.     그건 아니다. 우리는 모두 개별자가 아닌가. 내 안의 날카로운 비명이나 예민한 살갗의 느낌을 누가 나랑 똑같이 공감할 수 있을까. 내 손가락으로 그리는 V자를 타인에게도 강요할 수는 없다. 나의 고통의 궤적이나 기쁨의 흔적은 육체의 소멸과 함께 사라지는데 무슨 미련으로 여기저기 자국을 남길까. 떠나는 자는 앉은 자리를 스스로 치우고 갈 일이다. 결론을 내리고는 쓸쓸해했다.     이제 친구는 시어머니가 남겨 둔 유품을 처리하느라 바쁠 거다. 옷과 가구는 기부하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줄 거고 현금과 통장은 당연히 해낙낙하며 챙기겠지. 그런데 어머니 모습은 감히 어떻게 정리할까.     생각해 보니 풀고 가야 할 숙제가 생겼다. 언젠가는 알 수 없지만 내게도 어둑발이 내리는 시간이 올 거다. 그때는 다른 건 미처 못 하더라도 사진 정리는 꼭 해 주어야겠다. 묵은 앨범을 뒤적여 아이들 사진은 골라 본인에게 나눠주고 우리 부부 사진은… 거기까지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성민희 / 수필가이 아침에 트루먼 대통령 골목 구석구석 어머니 모습

2022-01-19

김평식의 신 미국유람 <25>캔자스시티 트루먼 도서관&박물관

   옛말에 병 주고 약 준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그 말을 뒤집어 약 주고 병 줬다면 어떻게 될까? 무슨 말인지 의아해하겠지만 트루먼 대통령을 떠올리며 필자가 생각해 본 말이다.      지금은 세계적인 나라가 된 대한민국이지만 한 때는 국토가 채 손바닥보다도 작게 남은 풍전등화 같던 때가 있었다. 6·25 때 이야기다. 그런 나라를 살려준 사람이 트루먼이고, 전쟁을 끝내지 못한 채 정전협정으로 한반도를 두 동강으로 만들어 지금까지 분단의 고통을 주고 있는 장본인도 트루먼이다. 그러니 약 주고 병 주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한국의 역사를 바꾸어 놓은 미국의 33대 대통령 해리 S. 트루먼(1884~1972)은 청렴과 강직한 직업윤리로 표상되는 인물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끝내기 위해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했고, 한국전쟁 참전도 결정했다. 그는 6.25가 발발했던 1950년 6월 24일(미국시간) 고향인 미주리주 인디펜더스에 있었다. 이곳은 캔자스시티 바로 인근이다. 트루먼 대통령 도서관&뮤지엄 (Truman Presidential Museum and Library)은 이곳에 있다.      그는 북한의 전면 남침 소식을 듣고 참전을 반대하는 참모들의 의견을 뿌리치고 곧바로 파병을 결정했다. 이후 전쟁을 치르면서 맥아더 장군과 수많은 이견과 갈등을 겪었다. 그는 특히 중공군이 참전할 때 원자폭탄을 사용하자는 맥아더의 주장에 고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참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내는 맥아더를 해임하며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한마디로 원폭 투하를 반대했다.     트루먼 뮤지엄에 가 보면 트루먼과 맥아더와 당시 주고받았던 편지가 여러 장 벽면에 붙어있다. 젊은 생명을 수만 명씩 죽여가며 계속 전쟁을 해야 하는지 고뇌하는 그의 사진 앞에 서니 저절로 숙연해지는 심정을 가눌 수가 없다.     트루먼은 부통령이 된 뒤 82일 만에 루스벨트 대통령이 갑자기 죽는 바람에 시어머니한테 제대로 살림 배울 시간도 없이 대통령직을 승계받았다. 그렇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서 바로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의 항복을 받았고 태평양 전쟁에서도 일본의 쇼와 천황(지금은 일왕이라 부름)부터도 항복을 받았다. 그 과정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핵무기 사용 명령을 내려야만 했던 고뇌의 결단이 있었다.     트루먼은 어렸을 때 책을 너무 많이 읽어 시력이 극도로 나빠졌으며 집안이 어려웠을 때는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하기도 했다. 결혼 후 옷 가게를 하였으나 3년도 못 가 망하고 1922년부터 12년간은 판사로, 이후 1944년까지 10년은 연방 상원의원을 역임했다. 그의 사주팔자는 필자가 알 수 없지만 성격이나 외모로 봐서 장사나 사업을 할 사람은 아니고 관직으로 승승장구할 팔자였던 것 같다. 그러니 사업 실패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게 아닐까.      트루먼 뮤지엄과 그의 생가는 인디펜던스에 있지만 캔자스시티 방문자들은 꼭 들러보는 캔자스시티의 명소가 되었다. 소정의 입장료를 내고 뮤지엄에 들어가면 트루먼 대통령이 타고 다녔던 승용차와 사용했던 집기 비품,  그리고 그가 소장했던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트루먼 대통령 집무실 말고도 그의 부인 집무실도 바로 옆에 붙어 있다. 부인이 워낙 사업수완이 좋아 모든 비즈니스와 재정문제는 그녀가 도맡아 했다고 한다.    트루먼 로드와 델라웨어 애비뉴 코너에 있는 그의 생가는 면적이 9000스퀘어 피트 크기로 별채나 2층은 방문객들에게 보여주지 않고 본채 아래층만 관람이 가능하다. 그것도 보존 문제 때문에 카펫 위로만 통행이 가능한데 당시 쓰던 냉장고, 오븐, 히터 등을 보면 미국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검소하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좌절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한 번도 포기한 적은 없었다.” “우리의 목표는 당대의 평화가 아니라 항구적인 평화다.”  트루먼 대통령이 남긴 말들인데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만난 이 구절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 여행 메모   캔자스시티는 미주리주와 캔자스주 두 곳에 있지만 나고 자란 곳은 미주리주 캔자스시티다. 더 정확히는 이곳 인근 인디펜던스라는 작은 도시다. 캔자스시티는 재즈와 바비큐가 유명하며 200개 이상의 분수가 있는, 로마 다음으로 분수가 많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김평식 / 여행 등산 전문가

202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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